주관적인리뷰2009/11/03 03:00

세기의 미녀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세기의 명작 '로마의 휴일' 은 확실히 지금 시각으로 보면 특별할 것이 없는 영화이다.

무려 50년이 넘은 이 영화는 21세가의 영화가 가진 머리가 아플 정도로 환상적인 컴퓨터 그래픽이나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카메라 워크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익숙치도 않은 흑백영화일 뿐이다.

스토리는 어떠한가? 너무나 뻔한 로맨스이다. 처음 잠깐의 스토리를 보고도 모든 줄거리가 예상될 정도였으니.

그럼에도 글까지 쓰게 만드는 이 영화의 매력은 비단 50년의 세월을 건너뛰고 보아도 아름다운 오드리 햅번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의 사회는 로맨스가 없는 사회일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로맨스보다는 당장 눈 앞의 일이 급하고, 입에 풀칠하기가 바쁜 사회이니 그렇기도 하다.

그렇지만 항상 참된 로맨스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로마의 휴일은 50년이 지나서도 로맨스의 정석을 제시한다.

로마의 휴일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공주로 돌아간 오드리 햅번과 쓸쓸히 궁전을 뒤돌아 나서는 그레고리 펙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말을 알면서도 사랑했기에, 그리고 현실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도 그들 두 사람의 마음 속에 그 사랑이 남았기에, 그들의 로맨스는 해피엔딩보다 아름답다.

운명같은 재회와 기적같은 우연은 그들에게 더 이상 없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끝을 알면서도 피해갈 수 없었던, 그리고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그 사랑이 그들의 마음 가운데 소중하게 간직되기에,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아름다운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이다.

애절한 목소리의 슬픈 노래도, 주인공들의 눈물도 없지만 가장 슬프고도 고결한 로맨스는 긴 여운을 남기며 완성된다.

반세기가 지난 1953년의 흑백 영화이지만, 어떤 영화보다도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기서 앤 공주로 분한 오드리 햅번의 모습은 천사처럼 아름답다.

50여년이 지났지만 어색하기는 커녕, 범접하기도 힘든 아프로디테를 연상케 하는 미모를 선보인다.

이지적이지만 청순하고, 도시적이지만 퇴폐적이지 않은 그녀의 외모는 시대를 뛰어넘은 미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에서 기아들과 함께 한 그녀의 말년은, 병마와 세월에 닳아졌음에도 녹슬지 않는 숭고함을 풍긴다.


영화같은 삶을 살고 간 아름다운 배우 오드리 햅번

그녀를 통해 진정한 로맨스를 보여 준 로마의 휴일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것들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Posted by 승리의핑크호랑이